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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명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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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과 신뢰를 팝니다

트렌드 읽기

구루 마케팅

코트라(KOTRA)가 꼽은 2017년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12가지 중 하나가 바로 ‘구루 마케팅’이다.
구루(Guru)는 산스크리트어로 선생을 뜻한다. 인도의 힌두교, 시크교 등에서 종교적 스승을 지칭하는 단어다.
인도 국민이 구루에게 보내는 사랑과 지지는 대단하다.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어 팔고 회사를 경영하는 구루들도 늘어나고 있다.

INDIA

인도 소비재 시장을 휩쓴 구루의 영향력

인도 사회에서 구루의 존재감은 매우 크다. 많은 신도들을 거느리며 가르침을 전하는 구루는 인도 내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언론에 자주 모습을 비추고 정치인들과의 친분도 유지한다. 인도 정부는 지진이나 쓰나미 등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국민들에게 구루를 앞세운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까지 운영할 정도다.
구루의 역할은 전통적인 요가와 명상 수행법을 통해 깨달음을 얻게 하는 데 있다.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정신을 누리는 법을 가르친다. 인도에서는 자신을 동화시키거나 영감을 준 구루를 따라다니며 강의를 듣고 수행 코스에 참가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인도 국민이 보내는 성원을 바탕으로 사업가로 변신하는 구루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의 요가 지도자이자 추종자만 수백만에 이르는 바바 람데브다. 바바 람데브는 2006년 ‘파탄잘리’라는 기업을 설립했다. 아유르베다에 기반한 치약, 화장품, 과자, 라면 등을 현대화된 설비로 대량 생산한다. 파탄잘리의 성공 요인 역시 구루의 신뢰와 영향력을 꼽는다. 파탄잘리는 2015~2016 회계연도 중 매출 500억 루피(한화 약 8590억 원)를 올린 바 있다. 파탄잘리 제품이 큰 인기를 끌자 스리스리 라비 샹카르가 세운 ‘스리스리 아유르베다’, 밥스 재단이 운영하는 ‘밥스암룻’ 등이 인도 소비재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구루 소비재업계 2위인 스리스리 아유르베다는 ‘스리스리 타트바'라는 이름으로 식료품, 향신료, 비누 등을 판매하고 있다. 스리스리는 자체 연구소를 통해 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밥스암룻은 유명 힌두사원 악사르담을 운영하는 밥스라는 종교재단이 세운 기업이다. 식료품, 건강보조식품, 비누, 향초 등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데 미국과 영국에 분포한 신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TRUST

구루를 전면적으로 내세운 홍보 전략

이들의 성공 이유를 꼽자면 단연 ‘신뢰할 만한 제품력’ 때문이다. 인도 소비자는 식품, 화장품, 비누 등에 화학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꺼리는 경향이 크다. 또한 종교적인 이유로 동물성보다는 식물성 원료를 선호한다. 구루기업들은 유기농 식품이나 천연허브를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거나 인도 전통의학기법인 ‘아유르베다’를 활용해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2015년에는 국민 라면 매기에서 대량 중금속이 발견됐다는 혐의가 제기되면서 인도 국민들의 식료품에 대한 불안을 증폭시킨 데 한 몫을 했다. 인도 정부는 네슬레 인도가 출시한 라면 ‘매기’에서 납 허용 기준치의 최대 7배 수준이 검출됐다며 인도 내 라면 생산과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구루기업들은 구루의 모습을 대대적으로 노출시키는 홍보 방식을 채택한다. 구루를 향한 존경과 신뢰를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구루들 역시 유명인사와 친분을 활용하며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한다. 브랜드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어니스트 컴퍼니

VALUABLE

가치와 신념을 내세운 브랜드의 등장

신뢰를 파는 데 중점을 둔 마케팅은 세계적 추세다. 헐리우드 스타 제시카 알바는 지난 2011년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어니스트컴퍼니’라는 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어니스트 컴퍼니는 아이들에게 유해성분이 없는 무독성 유아용품을 쓰게 하고 싶다는 제시카 알바의 진심을 내세운다. 그녀는 2008년 첫 아이를 출산한 후, 유아용품 시장에 석유화학 소재 또는 합성 방향제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이 드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온라인은 물론 해외 쇼핑을 통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제품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시간 낭비였다. 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를 단 한 곳도 발견하지 못해 직접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설립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이런 마케팅 덕분에 어니스트컴퍼니는 친환경 기저귀 판매 사업을 시작으로 유아용품부터 화장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설립 5년 만에 약 1조 50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5월, 유아용 티슈에서 곰팡이 오염과 변색이 발견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어니스트컴퍼니 서비스 총괄이사 크리스토퍼 개비건이 직접 리콜을 알리는 비디오를 제작해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위기 대응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2년 미국 뉴욕 허드슨강 상류에 문을 연 양주 생산업체 코퍼시의 사례 역시 흥미롭다. 19세기 미국인들이 쓰던 전통적인 방식으로 위스키를 만드는데, 인근 농장에서 재배한 보리와 호밀을 재료로 사용하며 사람이 직접 연장을 들고 곡물을 뒤집으며 갈퀴질을 한다. 곡물을 히팅하는 과정 역시 기계를 쓰지 않고 직접 손으로 저어 열을 가한다. 코퍼시는 전통 생산 방식에 드는 정성과 시간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다. 홈페이지나 SNS 전면에 내세우는 이미지도 갈퀴질을 하는 생산자의 모습이다. 이익 보다는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신념을 보여주는 것. 소비자들 역시 대량생산을 하는 대형 주류업체 보다 코퍼시에 높은 신뢰를 보낸다.
국내에서도 구루 마케팅을 활용한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나100%우유’의 품질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밀크 소믈리에 바스 디 그루트를 CF 모델로 내세운 것도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바스 디 그루트는 BBC 등 유력 해외 언론매체에 이색 직업인 밀크 소믈리에로 소개된 화제의 인물로, 네덜란드 유기농업 전문대학원 바먼더호프 출신의 낙농전문가다.

사진 | 어니스트컴퍼니 홈페이지

RELIABILITY

사회적 책임이 신뢰를 만든다

종교적 지도자를 뜻하는 구루는 사회·경제 분야의 지도자를 뜻하는 개념으로도 확대됐다. 종교의 범주를 넘어선 이 새로운 구루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되, 깊은 통찰력과 가치관으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된다. 대표적 예로 사회혁신 분야의 구루로 통하는 빌 드레이튼이 있다. 사회적 기업가라는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사회혁신 플랫폼 ‘아쇼카재단’을 설립한 CEO다. 빌 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등과 함께 미국 최고의 지도자 25인에 선정됐고 하버드 대학, 예일 로스쿨 등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동창으로 뽑히기도 했다. 1980년 설립된 아쇼카재단은 사회 문제에 대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혁신가를 발굴하고 육성한다. 매년 엄격한 기준(새로운 생각, 창의성, 윤리성, 기업가 자질, 사회적 영향력)으로 ‘아쇼카 펠로우’를 선정해 이들의 활동에 투자한다.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그라민은행 설립자 무하마드 유누스를 비롯해 티치 포 아메리카의 웬디 콥, 오로랩의 데이비드 그린도 아쇼카 펠로우다. 아쇼카재단은 일반적인 자선기구, 시민단체가 아니다. 아쇼카는 벤처캐피털 기업과 유사한 형태로 시작됐다. 신중하고 목적의식 있는 투자를 통해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벤처캐피탈 기업과 다른 점이라면 아쇼카가 돌려받고자 한 것은 금전적 수익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쇼카는 교육, 환경보호, 빈곤 완화, 인권, 의료 등 제반 사회 분야에서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보는 것을 이익이라 생각한다.
종교와 비즈니스, 사회와 경제의 경계가 허물어진 이 같은 현상은 사람들이 원하는 ‘신뢰’의 가치를 방증한다. 소비자들은 이제 기업의 이익뿐만 아니라 내게 줄 가치를 우선 시 했다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한다. 신발 한 켤레를 사면 다른 한 켤레가 기부되는 신발회사 탐스(TOMS)의 사업방식, 등산 제품을 팔면서 산을 다치게 하지 않는 등산 스틱을 만들고 환경보호에 이윤을 투자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사례를 보자. 기업 운영과 사회적 책임의 영역을 함께 성장시키는 것은 마케팅 측면에서도 강력한 도구임을 시사하고 있다.

참고자료 <KOTRA 해외시장뉴스>, <달라지는 세계(데이비드 본스타인 저, 지직공작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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