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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명진흥회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131 한국지식재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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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의
인재를 키우는 법

IP 포커스 Ⅲ

융합적 사고를
키우는 발명교육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미래 일자리는 어떻게 바뀔 것이며 어떤 인재가 살아남을 지에 대한 이슈도 뜨겁다.
분명한 것은 아이디어를 통해 창출되는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앞으로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거라는 점이다.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각 분야 지식을 융합할 줄 알고, 이를 통해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 인재상이 대두되고 있다. 발명교육은 이러한 인재를 키우는 열쇠이기도 하다.

STEM

새로운 미래가 요구하는 새로운 역량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필두로 급격한 변화가 시작됐다. 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지에 대한 혼란 역시 크다.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에 관한 이슈도 마찬가지다. 현재 교육 분야에서는 앞으로 어떤 인재가 필요하고, 이를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다. 한 예로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직업, 살아남을 직업, 새로운 직업 등에 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안하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사와 교육 관계자들 역시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하거나 정책을 제시하는 데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미래 사회에는 학교에서 습득하는 지식의 양보다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고 활용해 새로운 지식, 가치 있는 결과물을 창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더 나아가 개인과 지역사회, 국가가 직면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주장이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난,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발명교육도 그 중 하나다. 수학, 과학 등 기존에 배운 지식을 활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특허 같은 지식재산을 창출하며, 이를 통해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발명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주목해야 할 교육 분야다.
필자는 미국에서 영재교육정책을 공부했다. 미국 정부는 학생들이 과학·기술·수학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융합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법(STEM Education Act 등)을 제정한 후 STEM교육(Sience, Technology, Engneering, Math의 준말로 융합형 인재를 키우는 교육)에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고 있었다. 또한 미국 최고의 영재학교들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real-world problem solving skills)을 키우고 실용적인 지식과 리더십을 양성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학생들이 학교를 벗어나 현장에서 일정 기간 도제식 교육을 받게 하거나, 지역사회의 문제를 직접 조사하고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했다. 대학 입시 교육으로 인해 실용적인 지식을 배우는 것을 상대적으로 등한시하는 한국 교육에 익숙했던 탓에 당시 미국의 교육은 생소하면서도 상당히 도전적으로 다가왔다. 이는 귀국 후 발명(영재)교육에 참여하게 된 중요한 동기를 제공했다.

Education

지식재산을 창출하는 발명교육의 중요성

한국의 발명교육은 약 20년간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주체가 되어 전국 199여 개의 발명교육센터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발명교육은 교과와 연계 없이 진행되어 다소 소홀히 취급된 면이 있지만,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규 교과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2010년에 중학교 기술·가정 과목에 발명 단원으로 편입됐고, 2015년에 초등학교 실과에 반영됐다가 2018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지식재산일반이라는 과목명으로 고등학교 독립 교과목 중 하나로 지정됐다.
2016년 5월 SBS 뉴스는 미국의 14살 소년이 구급약품을 판매하는 자판기를 고안해 특허를 획득한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이 소년은 야구장, 해수욕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사고나 부상이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쉽게 구급약을 구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해 구급약품 자판기를 고안했다. 관련 회사가 350억 원을 주고 이 아이디어를 사겠다고 했지만 14살의 CEO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이 사례에서 보듯 발명교육은 더 이상 소수의 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모든 학생이 배워야 할 필수소양교육이다. 이를 인식하고 있는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는 다양한 발명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교사연수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2017년 9월에 발효된 ‘발명교육 활성화 지원법안’에 대해 시·도 교육청과의 논의를 통해 향후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발명교육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는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라는 특성을 살려, 교육적 수요가 많은 도시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교육적 혜택이 적은 농어촌지역의 학생들에게 발명교육 프로그램 교재를 보급하고 적용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도 발견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역·빈부 간 교육 격차가 엄연히 존재하며, 이들에게 동일한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교육 수요와 혜택이 많은 지역이나 학군에 속한 학생들이 우수한 결과물을 산출할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발명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한 현장은 이러한 통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관찰됐다. 다음의 발견을 일반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도시지역 학생들은 학습 활동에 다소 소극적인 반면, 전교생이 50명도 채 안 되는 농어촌지역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았다. 놀라운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단순히 새로운 수업에 대한 흥미만 높은 것이 아니라, 학습 결과물에 있어서도 도시지역 학생들의 아이디어 창출에 뒤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창의적이고 정교한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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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은 성장의 기회를 주는 것부터

이러한 발견은 많은 시사점을 내포한다. 농어촌지역에서 만난 학생들은 능동적으로 배움에 참여하고자 하며 새로운 것을 학습하려는 대한 열망도 높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의 기회는 매우 부족하다. 호주의 여자 테니스선수인 마가렛 코트(4개의 가장 권위 있는 테니스대회의 단식·복식·혼합복식 부문에서 모두 우승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역대 세 명의 여자 테니스선수 중 한 명)는 어린시절 이웃으로부터 받은 낡은 테니스 라켓을 통해 자신의 테니스 인생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당시에는 보잘 것 없이 보였을 테니스 라켓은 그녀가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긴 테니스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테니스 역사까지 바꿔놓는 역할을 한 셈이다. 영재 학생들이 자기의 재능을 발달시키고 성취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타고난 재능도 필요하지만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그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 이는 영재교육에서 일반적으로 다뤄지는 재능 발달의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많은 이가 ‘기회의 제공’이 재능이나 체계적인 프로그램만큼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쉽게 간과하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은 우선적으로 부모와 학교 등이 담당하겠지만 정부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발명교육 분야를 예로 들어보자. 정부가 새롭게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교재를 무상으로 학교에 보급할 수 있고, 전국 199개 발명교육센터를 중심으로 소외 지역을 찾아가 ‘일일 발명교실’을 열어, 학생들이 발명에 눈을 뜨게 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발명진흥회는 공공기관으로서 발명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의 학교에 보급하고 있는데, 일선 학교의 교재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예산의 제약으로 추가적인 교재 보급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일부 교사들이 온라인 민원을 통해 교재 보급을 위한 예산 확대를 요구한 사례도 있다. 정부가 예산을 늘리고 역할의 범위를 넓힌다면 학교 현장에서 좀 더 많은 학생들이 발명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농어촌지역, 다문화학교 등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를 수혜 받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실시하길 바란다. 학생들이 자신의 인생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이 보다 넓게 열리길 기대한다.

글 손영은(한국발명진흥회 발명영재교육연구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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