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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명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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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퐁,
마법 같은 순간을 부탁해!

특별한 만남

스마트스터디
김민석 대표

우는 아이 달래는 데 이만한 게 없다.
유투브 채널에서 하루 1,000만 번 이상 재생되고 있고 누적 시청자 700만 명을 돌파한 핑크퐁이 그 주인공이다.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억5,000만 회. 112개국에서 유아 교육 부문 앱 1위다.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핑크퐁의 위력이 이 정도다.
핑크퐁을 만든 요즘 가장 핫한 스타트업, 스마트스터디의 김민석 대표를 만나 핑크퐁 탄생의 비밀을 물었다.

branding

강렬한 브랜딩으로 승부하라

게임을 직접 만들고 싶어 독학을 했을 정도로 중학교 시절부터 온라인 게임에 빠져 있었다. 정보특기생으로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아마추어 게임 개발팀을 만들어 활동했다. 2000년 당시 넥슨이 그의 팀에게 입사 제안을 했다. 그렇게 넥슨에 5년을 몸 담았는데, 막바지에는 게임개발자가 아닌 마케팅, 게임 비즈니스 쪽으로 눈을 돌렸다.
“돌아보니 저는 게임개발자 업무 그 자체보다, 개발한 게임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가 더 궁금한 사람이었어요. 또 개발자로서 게임 하나를 만드는 데 3~4년이 걸려요. 마케팅 쪽으로 왔더니 각 팀에서 개발한 수많은 게임들을 3~4개월에 하나씩 론칭시키더군요. 텀이 빨라지니 더 재미있었어요.”
그렇다. 핑크퐁을 만든 스마트스터디의 김민석 대표는 게임개발자 출신이다. 게임을 평가하고 시장에 선보이는 게임 비즈니스 분야에도 급격히 빠져들었다. 이후에도 NHN에서 1년간 게임퍼블리싱 업무를 했다. 그러다 삼성출판사의 제안으로 교육 분야에 뛰어든 것이 2008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와 교구를 만드는 것은 게임 개발 과정과 비슷했고, 전국의 영어학원으로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것은 게임 퍼블리싱 업무와 큰 틀에서 다르지 않았다. 영어학원의 원장들을 만나고, 유치원을 견학하면서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는데 그때 본능과 감정에 충실한 유아들의 특성을 배우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9년 국내에 애플 아이폰3G가 출시됐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김민석 대표는 바로 모바일 콘텐츠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삼성출판사 내부에 모바일 대응팀을 꾸렸다가, 아예 마음 맞는 게임개발자 출신들을 모아 스마트스터디를 공동창업했다. 게임회사에 있던 이들의 이력은 스마트스터디의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 된다. 특히 ‘핑크퐁’이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만드는 데 결정적이었다.
“어쨌든 브랜드를 명확하게 만들어야겠다는 건 넥슨 시절부터 경험을 했습니다. 2000년에서 2005년까지 넥슨에 다녔는데, 초창기에는 아무도 넥슨을 몰랐어요. 하지만 게임 ‘바람의 나라’는 초등학생들이라면 다 알았죠. 그러다 넥슨 로고를 리뉴얼하면서 모든 게임 인트로에 이를 사운드와 함께 삽입했어요. 이후 몇 개월 안에, 특히 초등학생이라면 모두 넥슨을 인지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들이 가장 가고 싶은 회사가 삼성전자에서 넥슨으로 바뀌었다는 기사가 떴을 정도였으니까요. 브랜드의 힘을 너무나 실감했어요.”
핑크퐁은 원래 삼성출판사 삼성북스에 사용하던 작은 여우 이미지에 불과했다. 처음엔 마땅한 이름도 없었다. 일단 폭스(Fox), 폰(Phone, 모바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임을 상징)의 합성어이자 ‘재미가 퐁퐁’ 샘솟는다는 의미가 연상되는 ‘퐁’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처음엔 베이비퐁, 키즈퐁이라고도 불렀는데 입에 착 붙지 않았다. 단순하게 캐릭터 색깔인 ‘핑크’를 붙여 ‘핑크퐁’이라고 하니 부르기가 쉬웠다. 생김새도 좀 더 동글동글하고 장난스러운 이미지로 리뉴얼했다. 또 <어린왕자>의 사막여우에서 모티브를 차용했다. 그러니까 ‘별나라 왕자’다. 머리에 왕관을 쓰고 커다란 별 목걸이를 한 이유다. 꼬리를 흔들고 재주를 넘는 등 자연스러운 움직임의 3D 캐릭터로 탄생했다. 율동 동작을 표현할 수 있는 손가락도 생겼다.
핑크퐁은 캐릭터 이름이자 브랜드 이름이다. 김민석 대표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모든 콘텐츠마다 사운드와 함께 핑크퐁 캐릭터를 노출시켰다. 브랜딩에 사활을 건 것이다.

platform

핑크퐁, 플랫폼의 킬러콘텐츠가 되다

네이버·라인의 음원 플랫폼 ‘클로바뮤직’에 따르면 AI 스피커 사용자들의 명령어 중 ‘아이유 노래 틀어줘’ 보다 ‘핑크퐁 틀어줘’가 상위 명령어로 나타났다고 한다. 스마트스터디는 KT와 콘텐츠 사업 협력을 하고 있는데, KT의 AI스피커인 기가지니의 킬러콘텐츠 역시 핑크퐁이었다.
“기가지니가 나오면서 KT나 우리 모두 예상치 못한 부분이 ‘동요 틀어줘’라는 명령어 활용이 매우 높다는 거였어요. 핑크퐁이 킬러콘텐츠가 될 줄 몰랐던 거죠."
스마트스터디는 KT와 함께 AI와 IoT 기술을 기반으로 유아 콘텐츠 시장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 계획. 그 첫 번째가 인공지능 TV를 통한 ‘핑크퐁 영어 따라 말하기’ 서비스다. 어린이들이 핑크퐁 영어 교육 영상을 시청하고, 문장을 따라 말하면 기가지니가 발음의 정확도를 분석해 음성으로 피드백해주는 서비스다.
이들이 장악한 플랫폼은 이 뿐만 아니다. 유투브에서는 50억 뷰를 넘었고, 샤오미 스마트 TV에서는 핑크퐁 채널이 디즈니 채널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아마존 비디오를 통해 미국에 VOD 서비스를 하며, 앱은 164개국에 수출한다. 책을 직접 만들어 유통하고, 학원과 유치원에 들어가는 교육 커리큘럼도 개발한다. 교육 컬리큘럼은 미국이나 영국에서 러브콜을 할 정도로 검증된 퀄리티를 자랑한다. 스마트스터디가 2016년 만든 몬스터슈퍼리그는 출시 일주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콘텐츠의 종횡무진 행보, 그 무한한 가능성을 스마트스터디가 몸소 보여준다. 김민석 대표가 말하는 그 비결은 한결같다. 무조건 재미있게, 잘 만드는 것.
“처음엔 삼성출판사에 나오던 보들북 시리즈의 동요 음원을 동영상 콘텐츠로 디지털화하는 것이 첫 번째 프로젝트였어요. 처음에 음원을 들었을 때 충격적이었던 것이, 어른이 들어도 신이 날 정도로 템포가 빠르고 완성도가 높다는 거였어요. 그때 음원 코디네이팅을 담당했던 인력들을 다 데려왔어요. 그만큼 높은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여긴 거죠. 과거 주니버, 야후 꾸러기에 올라오는 유아동 동영상 콘텐츠의 제작비가 50만 원 선이었다면, 우리는 500만 원까지 투자해요. 보시면 핑크퐁 동영상은 화면 전환이 굉장히 빨라요. 풀 애니메이션 수준이죠. 재미의 본질이나, 퀄리티에 대한 눈높이는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같다고 봅니다.”
실제로 영상을 만드는 제작팀은 퇴직율이 거의 없다. 재미있는 일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민석 대표의 설명이다. 핑크퐁의 타깃을 영유아로 설정한 것도 교육 효과보다 놀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보여주고 싶은 ‘교육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엄마와 아이가 함께 봐도 ‘재미있는’, 그러나 해롭지 않은 콘텐츠를 지향한다.

contents

기술과 콘텐츠를 모두 이해하라

핑크퐁이 지금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은 애플리케이션의 힘이 크다. 초창기 스마트스터디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앱 개발사’였을 만큼 앱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우리는 콘텐츠를 제작할 뿐만 아니라 앱을 개발하고, 앱을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입니다. 때문에 자체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습니다. 앱에 회원가입한 고객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니 비용 없이 마케팅 툴도 갖춘 셈이죠. 과거에는 방송국 등에 콘텐츠를 ‘납품’하고, 그 영향력을 통해 관련 캐릭터 제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 콘텐츠 기업의 숙명이었습니다.”
김민석 대표는 기술력과 콘텐츠, 양쪽 모두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 스마트스터디의 가장 큰 성장동력이라고 말한다. 스마트스터디는 동영상과 음원을 직접 팔아 제작비를 전부 회수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국내에서 처음 만든 회사이기도 하다. 물론 ‘엄마, 아빠도 재미있다면 기꺼이 돈을 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도전이자 위험한 모험이었다.
모험은 성공적이었다. 대한민국에 신생아가 하루에 4,000명이 태어나는데, 핑크퐁 앱 다운로드 수는 매일 4,000회에 달한다. 아이를 가진 엄마 아빠라면 거의 다 다운로드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계 시장 반응도 뜨겁다. 그 유명한 상어가족 시리즈의 최다 시청 국가 1위는 미국, 2위는 인도네시아다. 호주, 캐나다, 남미, 동남아시아 등 세계 112개국에서 유아 교육 부문 앱 1위다. 영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포르투갈어 등 11개 언어로 만든, 약 4,000개가 넘는 콘텐츠로 시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스터디가 꾸준히 출원 중인 해외상표권 등록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스마트스터디는 ‘에듀’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대교나 웅진이 아니라 픽사나 디즈니가 되는 것이 우리의 비전입니다. 우리나라에도 픽사 같은 기업이 하나 나와야하지 않겠습니까.(웃음)”

스마트스터디는 이르면 올해 말 ‘욕심껏 잘 만든’ TV 애니메이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유아동 대상 콘텐츠로는 가장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단다. 핑크퐁 외에 다양한 캐릭터와 스토리도 새롭게 탄생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픽사’처럼 극장판 콘텐츠로 흥행수입을 통해 시장을 장악하는 게 꿈이다.
스마트스터디는 3명으로 시작해 7년 반 만에 직원이 170명이 넘는 기업이 됐다. 직급 없이 서로의 별명을 부르고(직원들은 김민석 대표를 ‘족장’이라 부르며 직원들 명함에는 이름 보다 캐리커쳐와 별명이 크게 새겨진다), 고정된 출퇴근 시간이 없으며, 집이든 카페든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다. 대신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재미있게 하려는 사람들이 이곳에 모인다. ‘사람’이 콘텐츠를 만든다는 스마트스터디의 철학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민석 대표가 스타트업을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로 창업하되 정말 마음 맞는 사람들과 공동창업하라’는 것이다. 멋있어 보이는 것, 돈 될 만한 것을 좇는 게 아니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되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과 시작하라는 것.
“대표는 외롭고 어려운 자리입니다. 그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가능한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앞으로 이곳 스마트스터디에서는 또 어떤 콘텐츠가 탄생하고, 어떤 마법으로 아이들을 사로잡을까? 꿈꾸는 사람들의 꿈꾸는 ‘족장’, 김민석 대표의 행복한 고민과 열정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스마트스터디 직원들은 직급이 아닌 친숙한 별명으로 서로를 부른다. 사무실 한켠에는 직원들의 얼굴과 꼭 닮은 캐리커쳐와 별명이 담긴 명함이 걸려있다. 이곳의 조직문화를 상징하는 듯하여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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