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감동과 혁신으로 빛나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만난 ICT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된 첫 날, 평창의 밤하늘은 화려했다.
1,218대의 인텔 슈팅스타 드론이 설원을 거쳐 등장해 올림픽 오륜 마크를 하늘에 수놓았다.
이번 평창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최첨단 ICT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선전포고와 같은 장면이었다.
영상 | The Tech Behind a Record-breaking Drone Show at PyeongChang 2018 (Intel 공식 유튜브)
올림픽은 많은 이들에게 기회의 순간을 제공한다. 그날을 위해 선수들이 흘려온 땀과 노력에 대한 보상뿐만 아니다. 올림픽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전략들이 그 기회를 증명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무대. 그 무대에 오른 주인공은 자신이 가진 최고의 필살기를 뽐내야 한다. 대한민국이 가진 전략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바로 ICT였다.
이번 올림픽은 빠르고 편하고 스마트하게 즐기는 첨단 ICT 올림픽을 모토로 준비됐다. 그 결과 경기가 펼쳐지는 현장에서는 물론이고 안방에서 응원하는 전 세계 시청자들에까지 다양한 ICT 관련 기술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까지, 생생한 감동과 편의를 제공했던 최첨단 기술 및 사례들을 소개한다.
스마트힐링체어
IoT
편리하게 안내받고 즐기는 IoT 올림픽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IoT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편의 서비스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입국부터 출국까지 교통, 경기, 숙식, 관광, 쇼핑에 걸쳐 개인 맞춤형 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한 것. 이중 증강현실(AR) 길 안내 서비스 ‘AR Ways’는 앱에 사용자가 목적지를 입력하면 현재 위치를 인식하고, 목적지로 향하는 빠르고 편리한 길을 정확하게 표시해준다.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을 활용해 방문객들이 새로운 방문지를 갈 때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개발된 앱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주변의 편의시설을 이동할 때도 AR Ways를 실행하면 필요한 정보를 적절히 제공해주는 등 길 안내 역할을 톡톡히 한다.
평창·강릉 지역 일대에 설치된 ‘플레이 IoT 키오스크’는 화면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사용자의 국적에 따라 다국어로 인사 및 안내 서비스를 하는 기능이나 동작을 인식하는 기술을 통해 1인용 아이스하키 골키퍼 체험을 할 수 있는 게임 서비스 등을 즐길 수 있다.
강릉 IoT 스트리트에서는 블루투스로 연결해 음악 재생을 할 수 있는 스마트 힐링체어를 비롯해 IoT 기술이 결합된 개인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스토어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얼굴을 인식하고 성별, 연령, 쇼핑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쇼윈도 브로슈어, 실제 상품을 입어본 듯 가상 피팅룸 체험이 가능한 AR 피팅존, 상품 착용 모습을 비교할 수 있는 스마트미러 등이 있다.
출처 l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5G
5G로 함께 경기를 하는 듯한 실재감 구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강국답게 새로운 네트워크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도 자랑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을 접목한 올림픽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5G는 간단히 말해 현재 많이 쓰이고 있는 4G에 비해 속도가 20배 빠른 인터넷 환경을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UHD 영화 한 편을 1초 만에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처럼 빠른 네트워크는 고용량 데이터 처리를 원활하게 한다. 스포츠와 5G가 만나면 어떤 전달감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우선 평창동계올림픽은 5G를 스포츠에 적용해 선수 시점에서 함께 경기를 하는 듯한 생생한 실재감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싱크뷰, 옴니 포인트뷰와 같은 실감 미디어 기술이 적용된 것. ‘싱크뷰’란 봅슬레이와 같은 속도감 있는 경기에서 시청자가 원하는 선수 시점의 영상을 선택해 생동감 있는 경기 체험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옴니 포인트뷰’는 크로스컨트리 같은 장거리 레이싱 경기장을 3D 가상현실로 구현해 원하는 선수와 원하는 지점의 영상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 도중 특정 지점의 실시간 영상, 경기와 관련된 상세정보를 전송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터렉티브 타임슬라이스’ 기능은 경기 영상에서 원하는 위치와 순간을 자유자재로 선택해 시청할 수 있는 멀티뷰 서비스를 말한다. 100여 대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해 합성된 영상으로 선수의 순간적인 동작을 입체적으로 구현해 360도 각도에서도 천천히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해준다.
이밖에 KT는 5G를 활용한 커넥티드 카를, 현대자동차는 레벨4(주행 중 긴급한 순간에만 사람이 개입하는 단계)의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옴니 포인트뷰
자동 통·번역 및 안내 서비스
‘말랑말랑 지니톡’
AI
세계 최고 수준의 인식률, AI 통·번역 서비스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 볼 수 있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자동 통·번역 서비스부터, 인공지능 콜센터, 인공지능 안내로봇 등을 선보였다. 특히 자동 통·번역 및 안내 서비스 ‘말랑말랑 지니톡’은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인식률로 한국어 및 8개 언어를 지원한다. 한글컴퓨터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공동개발한 기술로 탄생한 서비스다. 완성도 높은 결과를 최종적으로 내보내는데, 단편적인 예로 CNN 영어 뉴스를 그대로 번역했을 때 사람이 그 내용을 80% 이상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배고파 죽겠어’를 영어로 번역하면 구글은 ‘Hungry Die’라고 바꾸는 반면 지니톡은 ‘I'm starving’이라고 제대로 번역한다. 경기장, 선수촌, 미디어촌 등 올림픽 현장 곳곳에 투입된 안내로봇은 지정 공간 내 사람을 감지하고, 경기 일정과 관광 정보 안내, 사진 촬영 및 전송 등의 서비스를 탑재했다.
우리의 인공지능 기술력은 앞서 말한 자율주행차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율주행차는 서울~평창 간 시연을 성공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는데, 시승 체험도 가능하다. 평창 올림픽 플라자 부근 7km 구간을 달릴 수 있다. IoT 서비스, 헬스케어, 챗봇 등 자율주행차 내부에 적용된 다양한 신기술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자율주행차는 국내 최초로 고속·저속 구간에서 차로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경로를 조정하는 기능이 적용됐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적용된 BVM(Blind-spot View Monitor) 시스템으로 주행 또는 주차 시 사각 지역이나 장애물 등으로부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능 또한 탑재되어 있다.
AI 안내로봇, 플레이 IoT 키오스크
UHD
초고화질의 UHD 생중계 서비스
지상파 방송사는 평창·강릉 지역에서 UHD 방송서비스를 제공했다. 올림픽 선수단 숙소에 설치된 텔레비전은 모두 Full HD보다 4배 이상 선명한 UHD TV가 설치되어 있다고 알려졌다. UHD 방송은 경기장에서 느끼는 감동을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전달받을 수 있는 생생함을 목표로 한다.
인천공항 ICT 라운지를 비롯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 곳곳에는 올림픽을 즐길 수 있는 대화면 고화질 스크린이 설치됐다. UWV(Ultra Wide Vision)라 불리는 영상 서비스는 기존 TV나 영화 화면의 60도 시야각을 넘어, 120~180도 시야각을 갖춘 대형 스크린 화면에 영상을 표현하는 초고해상도 실감 영상 기술이다. 초실감 영상기술에서 이용되는 콘텐츠는 여러 대로 촬영한 화면을 스티칭 기술을 통해 하나의 파노라마 영상으로 구현한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현장감 넘치는 고화질 대화면 UWV 실황 중계 시범 서비스를 제공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끝났지만, 평창동계패럴림픽이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아직도 전 세계는 대한민국을 향해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올림픽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의 기술은 한 번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스포츠는 0.01초가 승패를 가르지만, 기술의 승패는 한 번에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ICT 강국으로서 변화가 시작됐다면, 그것만으로 큰 성과가 아닐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시점이다.
글 _ 권도연(블로터 기자), 사진 제공 _ 과학기술정보통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