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콘텐츠 바로가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링크복사하기 인쇄하기

한국발명진흥회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131 한국지식재산센터
Copyright ⓒ KIPA. All Right Reserved.

관점을 바꾸는 특허의 힘

기업을 키우는 IP Ⅰ

한중엔시에스

창업도, 자동차 제조업도 생소했다.
1995년 한중엔시에스를 설립하고 맨몸으로 국내외 시장을 개척한 지 23년.
처음 12명의 직원은 300명으로 늘어났고, 2억 원을 조금 넘겼던 첫해 매출은 지난해 700억 원을 넘어섰다.
김환식 대표는 그 성장의 밑거름을 부단하게 실행한 R&D의 특허 전략이라고 말한다.
어렵고 힘든 순간마다 눈앞에 보이는 발등의 불을 끄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미래 시장에 대한 관점으로 의사결정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DREAM

기업가를 꿈꾸던 공무원

공무원이던 김환식 대표는 1980년대 중반 농공단지를 조성하고 이곳에 기업 유치를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기업가의 꿈을 꾼 것은 그가 유치했던 기업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터였다. 마침 1988년 서울올림픽이 끝난 뒤 국내 산업의 패러다임이 자동차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품고 있던 꿈을 실현해보고자 남몰래 창업을 준비했다. 결국 사표를 던졌고, 퇴직금과 전세자금으로 60평짜리 창고를 임대해 한중엔시에스를 창업했다. 1995년 여름의 일이었다.
“창업을 할 당시 국내는 마이카붐(My Car Boom)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그런 현상을 보면서 ‘지금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자동차 관련 기업에서 단 하루도 근무해본 적 없었던 제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겠다고 뛰어든 것은 어쩌면 신기루를 쫓는 무모함 그 자체였습니다.”
1996년 말, 150평 규모의 공장을 짓고 설비를 도입해 시운전을 하다가 1997년 IMF 사태를 맞았다. 매출도 없이 부채만 떠안고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김환식 대표는 포기할 수 없었다고. 이때 많은 기업들이 도산했지만 기회는 찾아왔다. 6개월만 지켜보고 아니다 싶으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단서 아래, 부도 난 기업이 생산하던 아이템을 받아 생산을 개시했다. 철야를 하며 대응했고, 이후 램프 부품 납품을 시작으로 자동차 릴레이 부품, 커넥터류 부품, 배기시스템, WCS(중량 인식 에어백 센서 모듈), 브레이크 등으로 생산 분야를 늘렸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Tyco AMP, Tenneco, Brose, Fourecia, Valeo 등 거래처도 확대됐다. 창업 첫해 2억 원 남짓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700억 원을 거뜬히 넘어섰다. 김환식 대표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그 고비마다 도전하고 혁신한 자취들이 뚜렷하다. 어찌 보면 무모할 만큼 과감한 행보는 여기서 다가 아니었다.

INVEST

기술과 인재에 투자하라

대표적인 것이 2005년 기업부설연구소를 만든 일이다. 중소기업에게 무리한 투자였고 동종업계에 있는 지인들도 모두 만류했다. 회사 내부 직원조차 기약 없이 돈만 낭비할 조직이 될 것이라고 반대했다. 하지만 김환식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창업 이후 10년간을 되돌아보니, 자의로 어떤 아이템을 개발한 것은 단 한 건도 없고, 고객사가 손짓을 해야만 그에 따라 동분서주했던 듯했습니다. 오로지 OEM에 의지하는 수동적 행태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현실이 미래를 더욱 캄캄하게 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생력을 가져볼 틈도, 경쟁력을 키워볼 기회도 없이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죠. 마침 화석에너지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신재생에너지 차량 부품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기업부설연구소를 통해 이들 차량의 제동시스템에 들어가는 진공 센서(Vacuum Sensor), 진공 스위치(Vacuum Switch), 전자식 진공 펌프(EVP, Electric Vacuum Pump), 전자식 진공 펌프 콘트롤러 통합 모듈에 대한 R&D를 시작했습니다.”
관련 중소기업 대부분 고객사가 도면을 그려주면 이를 보고 금형을 만들고 제품을 생산해주는 방식에 길들어져 있었고, 이러한 관행은 지금도 여전하다. 더욱이 열악한 R&D 환경에 처해 있는 중소기업으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게다가 진공 및 센서 분야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 전체를 장악하고 있었다. 실제로 한중엔시에스는 숱하게 R&D 실패를 경험했고, 보상이 보장되지 않는 연구비용을 계속 투자해야했다. 하지만 이것마저 새로운 도전을 위한 에너지를 축적한 과정이었다고 말하는 그다. 김환식 대표는 기술 중심의 경영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맞춤형 인재 양성이 시급함을 인지하고 사내대학까지 설립했다.
“전문대 졸업생들이 입사해 2~3년 정도 일을 배우면 사직서를 던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 친구들과 면담하면서 4년제 대학에 편입하러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사내대학을 만들었더니 공부하고 싶었던 직원들, 다른 분야의 업무를 배워보고 싶었던 친구들이 너도나도 입학을 신청했어요. 부서장들에게 입학 추천 권한을 부여하니 리더십이 강화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생겼습니다. 졸업생에게는 평가에 따라 대학원 입학의 기회도 부여했습니다. 현재 고졸 직원 전체로 사내대학 입학자격을 확대해 시행 중입니다.”
여기에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계획에서 출하에 이르는 생산의 전 공정을 자동화된 디지털 기술로 관리하고 있다. 아직도 경쟁기업들은 눈에 보이는 설비와 장비에 투자하는 것을 최선이라고 여기지만, 한중엔시에스는 ‘기술, 인재, 브랜딩’ 같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투자의 무게 중심을 옮겨놓고 있다. 또한 2014년부터 직무발명제도를 도입해 본격적으로 특허 관리를 위한 절차를 체계화한 것도 이러한 업무 혁신 중 하나다. 특히 김환식 대표는 특허야말로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전략의 열쇠라고 확신한다.

POSSIBILITY

특허로 가능성을 견인하다

“IMF 이전에 발명했던 특허가 20여 건 있었어요. IMF 이후 특허 비용을 납부하지 않아 특허를 모두 상실한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었더라면 기술 이전 등의 특허수익을 연간 몇 십억은 올릴 수 있었을 겁니다. 특허의 가치를 간과했던 결과지요. 현재 해당 특허에 관한 기술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엄청 많거든요. 당시에는 바로 쓰임새가 없었고, 목숨을 걸고 지켜야겠다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죠. 특허는 상용화 여부를 떠나서 꼭 지켜야한다는 것을 깨우친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양산이 가능한 특허가 좋은 특허라는 사실도 배우게 되었고요.”
그런 경험으로 한중엔시에스는 반드시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R&D를 하고 있으며, 연관되는 특허는 물론 부수적인 특허까지 모두 꼼꼼하게 출원을 하고 있다. 현재 한중엔시에스가 확보한 특허는 63건이며, 등록이 완료된 것은 국내가 37건, 해외가 4건이며, 출원 중에 있는 것은 국내가 12건, 해외가 10건이다. 직무발명제도를 도입하면서 특허 관리와 보안을 위한 시스템도 구축하게 되었고, 특허 확보도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연구소에는 특허를 전담하는 인력을 배치했다. 지식재산관리를 핵심 경영 전략으로 삼고 있는 한중엔시에스는 2017년 한국발명진흥회로부터 ‘중소기업 지식재산경영 인증’도 받았다. 중소기업 지식재산경영 인증을 받으면 특허 우선 심사 대상기업으로 지정이 되며, 연차등록 시에는 등록료 등의 감면 혜택 등 다양한 특허 관련 업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히 기존에 있는 특허를 어떻게 회피할까만 생각했습니다. 그 이상은 깊이 있게 고민하지 않았죠. 하지만 직무발명제도를 도입한 후, 직원들의 R&D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글로벌 기업이 보유한 기술은 참고 정도만 하고 무시하기로 한 것이죠. 무작정 원래 있던 특허를 보고 따라 가서는 그 기술을 앞설 수가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원점에서 출발하자 우리가 가야 할 목표가 더 가깝게 보였습니다. R&D 과정은 더욱 디테일하고 치열해졌고요.”

한중엔시에스는 2016년 전기·수소차량용 스마트 브레이크 백업 시스템(SBBS : Smart Brake Back-up System)의 핵심 부품인 진공 센서, 진공 스위치, 전자식 진공 펌프, 전자식 진공 펌프 콘트롤러 개발에 성공했으며, 해외에서도 관련 특허를 모두 확보했다. 스마트 브레이크 백업 시스템은 자동차의 두뇌라 할 수 있는 ECU의 고장이 발생해 기존 브레이크 시스템에 문제가 있더라도 안전하게 정지상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제어하여, 급가속 고장이나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장치다. 한중엔시에스의 진공 센서와 콘트롤러는 ECU가 없더라도 전자식 진공펌프를 통해 손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 기술의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2016 중소기업융합기술대전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으며, 산업자원부가 지원한 광역경제권 R&D 과제 중 우수기술개발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특허를 들고 한중엔시에스가 향한 곳은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45%를 차지(2016년 기준)하는 중국 시장이었다. 강소성 상숙시에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십여 개의 중국 로컬기업에 시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기술과 기술이 융합한 ‘Cooling Fan’, ‘Bresh Holder Module’ 등의 제품도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수주·양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삼성 SDI 등으로부터는 유럽향 2차 전지 관련 아이템들을 수주해 개발 및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품의 개발단계에서부터 다수의 해외 전시회에 참여했는데,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이 기대 이상으로 관심을 가져 주었습니다. 지금도 BYD와 지리, 장안 등의 기업들과는 주기적으로 테크 미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시장은 의미가 굉장히 남다릅니다. 전 세계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모두 중국에서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다목적 전기차 업체들도 대부분 우리 제품을 기반으로 양산준비를 하고 있으며, 베트남의 전기차업체로부터도 러브콜을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GLOBAL

해외시장은 우리의 미래다

한중엔시에스가 생산하는 제품 중 직접 해외시장을 개척해 수출하는 비중은 25% 정도다. 간접 수출 비중까지 포함하면 50%가 넘는다. 5년 전만 해도 직접 수출은 단 1달러도 없었다. 과감한 선택과 도전이 낳은 결과다.
“덜렁 제품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집 앞에 기다리고 있다가 손짓만 하면 언제든 달려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미국 테네시와 멕시코 살레오에 물류기지를 두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를 관리하고 그들의 손짓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북미법인도 설립했습니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수출물량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없다는 관념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었다는 김환식 대표는 특허가 가진 힘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특허를 통해 개발의 방향과 목표를 명확히 확인하고, 사업의 타당성과 시장의 규모를 면밀히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발명진흥회 역시 한중엔시에스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데, 2017년부터 2년째 해외 수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글로벌IP스타기업’으로 선정한 것. 글로벌 IP경영진단, 맞춤형 IP맵 컨설팅, 해외 특허출원 비용 지원 등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다방면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중엔시에스는 현재 전기차용 직류변환장치(LDC, Low Voltage DC-DC Converte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수소차 관련 부품 R&D도 진행 중이다.
“기존에는 샤시나 램프, 브레이크 등 차체나 배기와 관계된 아이템을 생산했지만, 이제는 그런 기술들을 저변에 깔고 센서와 제어 관련 기술을 접목하는 융·복합 아이템의 R&D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하여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중엔시에스는 기술경영 자립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9년 전용 R&D 센터의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독립적으로 연구 활동을 하는 기업부설연구소와 달리 R&D 센터는 양산개발팀, 생산기술팀의 양산을 위해 직접적으로 기술 지원을 하게 된다. 또한 사전양산 가능 여부 및 양산시 문제점에 대한 검증 자료들을 이들 팀으로부터 받아 R&D에 즉시 반영할 수 있는 긴밀한 협업시스템을 도입하려 한다.
변화와 혁신이 없으면 미래가 없는 시대다. ‘No Future Without Change’는 한중엔시에스의 사훈이다. 김환식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기에 ‘남이 안 한 것’을 시도하는데 오히려 두려움이 없다. 오늘도 새로운 길을 향해 거침없이 내딛는 그의 발걸음에 한국발명진흥회가 뜨거운 응원을 함께 보낸다.

한국발명진흥회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131 한국지식재산센터
Copyright ⓒ KIPA. All Right Reserved.